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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워싱턴 초대석] 컬른 토마스 - 한국 교도소서 3년 반 책으로 펴내…'인생공부 톡톡히 했어요'

05/14/200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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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주 화제의 인물을 초대해 얘기를 나누어보는 시간입니다. 한국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경험을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인이 있는데요?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3년 이상 교도소 생활을 한 컬른 토마스 씨가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. '한국교도소에서 철들기 (Brother One Cell)' 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컬른 토마스 씨와 부지영 기자가 전화로 얘기를 나누어봤다고 하는데요?  함께 들어보죠.

컬른 토마스 씨가 펴낸 책 'Brother One Cell' 의 표지
문: 한국에 영어를 가르치러 갔다가 4년동안 한국에 있었는데 그 중의 3년 반은 교도소에서 보냈습니다. 어떻게 된 거죠?

답: 한국에서 7달 동안 영어를 가르쳤어요. 돈도 괜찮게 벌었구요. 아시아, 그리고 한국은 뉴욕이나 미국이랑 너무 달랐기 때문에 참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것 같았습니다.

당시 한국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대였고 날로 번성하고 있었습니다.  한국인들이 아주 자랑스러워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죠. 영어를 잘 하는 외국인들에겐 기회도 많았구요. 그런데 문제는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는 겁니다. 

사실 우리들 잘못이죠. 더 마음을 열고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. 한국에서는 외국인이 길거리에 지나가면 막 쳐다보고 말을 걸고 그러는데 그런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였습니다.

그러니까 외국인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고, 대마초도 피우곤 했습니다.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었죠. 그러다 보니까 미국인들 중에 점점 대담해지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. 외국에서 우편을 이용해 대마초를 밀반입하는 겁니다. 저도 그걸 따라하다가 붙잡혔죠.

필리핀에 여행 갔다가  해시시 (hashish - 대마잎)를 사서 소포로 부쳤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우체국에 찾으러 갔다가 체포됐습니다. 

문: 한국 교도소에서 3년 반을 지내셨는데, 한국 교도소  어떻든가요?

답: 제가 경험한 일들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이었죠. 제가 겪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.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면서 정신적으로, 또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.

가족과 멀리 떨어져 낯선 나라의 교도소에서 언어도 모르는 채 사회에서 격리돼 몇년씩 지내야 했죠.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한국의 유교문화와 교도소 문화를 겪으면서  한국문화의 아름다운 면을 많이 발견했습니다.  그리고 한국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됐습니다.

왜냐하면 상황이 더 나빴을 수도 있거든요. 

만약 미국 교도소에 수감됐었다면 성 폭행과 같은 폭력적인 면에서 더 가혹한 일을 당했을 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한국 교도소에서는 모두가 단체생활을 하고 또 유교문화 때문에 일종의 질서가 있었죠. 

물론 환경은 열악했습니다. 겨울에 난방도 안 됐으니가요. 전 책에서 저 자신을 희생자로 묘사하지 않았습니다.  제 책은 한국이란 나라 때문에 고생했다고 한탄하는 책이 아닙니다.  오히려  한국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.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한국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책이라고나 할까요?

문: 한국 교도소에 3년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이었습니까?

답: 고립돼 있다는 거죠. 나중에 뉴욕으로 돌아왔을 때 내 목소리를 들으니까 이상했습니다. 영어발음도 이상하게 됐더라구요.

한국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외국인은 많아야 1백명이었습니다. 보통 50명에서 75명 정도에 불과했는데요. 대전 교도소에서 우리 외국인 수감자들이 소수계였습니다. 한국말도 할 줄 몰랐고 선후배 관계라든가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 정해지는 위계질서 같은 것도 몰랐습니다. 

아주 전혀 다른 문화에 적응해야 했던 거죠.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도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교도소에서는 두 배로 힘들었죠.

문: 대전 교도소에서 다른 외국인 수감자들 뿐만이 아니라, 일반 한국인 수감자들하고도 함께 생활하셨는데 수감자들 사이의 관계가 어땠습니까?

답: 얼마전 한국 법무부가 외국인들 만을 위한 교도소를 따로 만든다는 기사를 코리아 타임즈에서 봤는데요. 안타깝더라구요. 왜냐하면 저의 경우 한국인 수감자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.

문: 어떤 면에서 그렇죠?

답: 외국인들이 한국 수감자들이랑 함께 지내면서 힘든 면도 있지만 배우는 것도 있습니다. 나이 많은 수감자들은 외국인 수감자들을 돌봐줬고, 건달들조차 외국인 수감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했고 또 보호해 주려고 했습니다. 

형이 동생을 돌봐주는 것 처럼 말이죠. 물론 싸우는 일도 있었고  오해도 있었죠.

미국에는 한국처럼 반말, 존댓말 같은 게 없죠. 하지만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한테 반말하면 안되잖아요?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화를 배워서 거기에 맞춰 가면서 다른 한국인 수감자들과 하나가 돼야 했는데 영원히 기억할 만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.

문: 책 겉표지를 보면 당시 토마스 씨 여권사진이 있어요. 그 때는 뭐랄까요? 참 젊고 멋진 청년이었는데…

답: 영계였습니다. 하하.

문: 하지만 속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면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. 물론 그동안 세월도 있지만 한국 교도소에서 보낸 시간이 토마스 씨 얼굴에도 어느 정도 흔적을 남긴 게 아닌가 싶은데요.

답: 산전수전 겪었습니다. 고생 많이 했습니다.

문: 아무래도 한국에서의 경험이 오늘날 토마스 씨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. 어떻습니까?

답: 이제는 더 이상 무모하다든가 어리석은 일은 하지않죠. 현실을 좀 더 잘 알게 됐다구나 할까요? 잘못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실수에서 교훈을 얻게 됐습니다. 그리고 다른 나라 문화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됐습니다. 교도소에서 그런 걸 배웠다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요.

또 한가지,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자나 강도에게도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

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은 스스로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만 긍지는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죠.

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고통을 나눈다고 하죠? 그런 걸 경험했습니다.  또 제가 작가가 되는데도 한국에서의 교도소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. 매일 글을 썼으니까요. 그리고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.

문: 혹시 한국에 다시 가고싶은 생각이 있나요?

답: 다시 가보고 싶습니다. 다시 한번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요. 1990년대말에 한국이 또 많이 변했을테니까요. 하지만 전과가 있기 때문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. 한국 대사관에 한 번 알아볼 생각입니다.  요즘도 한국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, 기회만 있으면 한국말을 하고.. 또 한국 관련 기사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.  

문: 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좀 말씀해 주시죠.

답: 잡지에 글을 써서 기고하고 있구요. 조만간 두번째 책을 쓸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. 저는 관심사가 다양합니다. 

역사라든가, 외국 문화, 언어, 인류학, 문학 등등 여러가지에 흥미를 갖고 있는데요. 지금은 아프리카의 적도 기니에 관한 글을 쓰고 있구요. 또 인도의 회교 황제에 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.

문: 오늘 말씀 감사합니다. 다음 책도 기대하겠습니다. 

답: 감사합니다.

'한국교도소에서 철들기' 라는 책을 펴낸 컬른 토마스 씨와의 대담이었습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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